그동안 세타2엔진 불량을 부정해왔던 현대기아차가 엔진결함을 인정, 자발적으로 리콜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를 앞두고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먼저 손을 쓴 것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는 현대기아 자동차(이하 ‘현대차‘)에서 제작한 5개 차종 17만1천348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리콜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엔진을 장착한 차량으로 기아차의 스포티지, K5, K7과 현대차의 YF소나타, HG그랜저 등이다.

현대․기아 자동차 세타2엔진 리콜 대상 차량

이번 리콜은 지난 2013년 현대기아차의 82만5천대 리콜과 2015년 르노삼성의 39만2천대 리콜에 이어 국내에서 세번째로 많은 차량 리콜 사태이다. 

현대차는 이달 6일 세타2엔진에 대한 리콜 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에 제출된 현대차의 리콜계획서에 따르면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엔진 내에서 소착현상이 발생해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발견됐다. 현대차 측은 “세타2엔진의 크랭크 샤프트에 오일 공급 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했고 이러한 금속 이물질로 인해 크랭크 샤프트와 베어링의 마찰이 원활하지 못해 소착현상(마찰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접촉되는 면이 용접한 것과 같이 되어버리는 현상)이 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해당 엔진을 장착한 차량 전체에 대해서 문제가 있는 지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차량에 대해서는 기존의 엔진을 새롭게 개선된 엔진으로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리콜이 진행된다.

이번 리콜은 개선된 엔진생산에 소요되는 기간, 엔진 수급상황 및 리콜준비 기간을 감안해 올해 5월 22일부터 착수할 예정으로, 해당 자동차 소유자는 5월 22일부터 차종에 따라 현대 또는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전액 무상으로 수리(점검 후 문제발견 시 엔진 교환 등)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일부 국내 언론에서 제기한 세타2엔진 결함에 대해 현대차는 부인해왔다. 하지만 국토부의 집중 조사를 앞두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세타2엔진을 장착한 현대차의 일부 모델에서 엔진소착으로 인해 주행중에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국내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 및 제작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동일내용의 신고와 관련해 제작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또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엔진에서 소착현상이 발생함을 확인하고 국토부에 지난달 결함으로 인한 위험성을 보고했다.

이어 국토부는 이달 20일 세타2엔진에 대한 리콜조치가 필요한 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 조사결과를 자동차전문교수 및 소비자단체대표들로 구성된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에(4.20)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세타2엔진에 대한 조사결과를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에 상정하기 전에 현대차에서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인 리콜계획을 제출함에 따라, 세타2엔진에 대한 제작결함조사를 종료하고 시정계획의 적정성만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용 기자  dragon@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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